8월 초, 무더운 한국의 휴가철에 우리가 휴가지로 선택한 곳은 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삿포로이다. 삿포로가 비행시간이 2시간 반 정도로 길고 일본에서 여름에 비교적 덥지 않은 곳이라 인기가 많아서인지 비행기표가 비싼 편인데 땡처리닷컴에서 4일 뒤에 출국하는 인당 40만 원대의 에어부산 항공권을 찾아서 급하게 예약을 하게 됐다.
일본여행 준비물
세면도구
반팔, 반바지, 얇은 가디건, 긴바지
양산
선글라스
여권
엔화 환전 (공항에서 수령)
멀티탭
휴대폰 충전기
...
일본은 110V를 사용하기 때문에 멀티탭이 필수이다. 여기서 한 가지 실수는 다이슨 에어랩을 별생각 없이 챙겨 갔다는 사실인데 막상 일본에서 멀티탭을 연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어랩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다이슨은 전압이 맞지 않아 일본에서 멀티탭을 사용해도 동작하지 않으니 굳이 무겁게 챙겨가지 말자. 휴대폰 충전은 멀티탭으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한국의 더위를 생각해서 반바지만 챙겨갔었는데 아침, 밤에는 20도 초반으로 다소 쌀쌀하게 느껴져서 긴바지와 얇은 긴팔 또는 가디건도 챙겨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추가로 삿포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파스모 어플을 미리 설치해서 가입 했는데 우리는 스스키노 중심가에서 숙박했고 3박 4일의 짧은 일정에, 대부분 근교 여행 및 투어를 했기 때문에 파스모 어플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리무진 버스로 시내 이동하기
인천공항에서 일본 출입국 심사 준비를 위해 아래 Visit Japan web으로 정보를 입력해서 QR을 준비해 놓으면 훨씬 간편하게 입국할 수 있다. 가족 중 한 명이 대표로 하면 되기 때문에 미리 등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https://www.vjw.digital.go.jp/main/#/vjwplo001
Visit Japan QR 덕분에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오후 다섯 시 넘어서 도착 후 빠르게 입국장을 나올 수 있었는데 리무진 버스를 기다리는 긴 줄이 보였다. 우리는 국내선 입국장 쪽의 버스 타는 곳으로 나왔는데 14번 정류장 바로 앞에 줄이 있고 잠깐 끊어진 줄 뒤로 또 긴 줄이 있었는데 버스 탑승 인원에 맞게 직원이 줄을 나눠 놓은 것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말고 제일 뒤에 가서 줄을 서야 한다.
그 시간대에 시내로 가는 JR 철도가 지연되고 있던 상황이라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몰린 것 같다. JR은 평소에도 지연되는 이슈가 많다고 하니 이용 전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오랜 기다림 끝에 리무진 버스에 탑승했고 우리가 가는 호텔은 이 버스의 종점이었다. 시내로 들어선 후 많은 호텔 앞에서 정차하는데 그 때마다 요금을 받고 짐을 꺼내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호텔 도착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보다 더 오래 걸렸다. 참고로 리무진 버스는 후불이라 현금 또는 카드 등으로 결제하면 된다. 우리는 트래블 월렛 실물 카드와 현금으로 버스비를 결제했다.
신치토세 공항을 떠날 때와 돌아올 때 두 번 다 리무진 버스를 탔는데 호텔과의 접근성이 좋고 시간적인 여유가 좀 있다면 확실히 리무진이 편한 것 같다. 삿포로역 근처에 숙박한다면 JR을 이용했을 것 같다.
삿포로 첫 번째 숙소 - 그랜드 머큐어 삿포로 오도리 공원
리무진 버스의 마지막 정류장이었던 우리의 숙소는 그랜드 머큐어 삿포로 오도리 공원이다. 앱에서 예약을 하면 라운지가 무료인 혜택이 있는데 삿포로 생맥주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위치가 스스키노 중심부가 아니라 좀 떨어져 있는 점이 아쉽다. 숙소는 리모델링을 해서 아주 깔끔한데 방에 들어서니 Non-spoking room임에도 불구하고 담배 냄새가 났다.
https://maps.app.goo.gl/Qx6ooxPRZ3juVU4F6
호텔 창밖으로 TV타워와 삿포로 시내의 야경이 보인다.
라운지에는 삿포로 생맥주 기계, 몇 가지 주류, 간단한 안주 정도가 구비되어 있는데 맥주 이외에는 사실 거의 먹을 것이 없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징기스칸 식당을 갔다 온 후 라운지에서 맥주를 한 잔 하고 올라왔다. 라운지 이용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삿포로 징기스칸 맛집 - 다루마
삿포로 징기스칸 맛집으로 유명한 다루마는 여러 군데의 지점이 있는데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도 사람이 많은 편이다. 우리는 다루마 4.4에 갔는데 1층과 2층 줄이 따로 있으니 대기가 짧은 곳으로 줄을 서면 된다. 2층은 다행히 줄이 거의 없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Bar 형태로 된 table에 앉아서 먹는데 좁고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
https://maps.app.goo.gl/DF1S9tT1m917UYLq9
앉기 전에 뒤에 있는 락커에 물건을 보관하고 징기스칸과 상급 고기 각 2인분과 산토리 하이볼을 주문했다. 처음에는 고기 양이 굉장히 적다고 생각했는데 두 명이서 4인분을 먹으니 나름 배가 불렀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밥도 많이 시켜 먹는 것처럼 보였다.
일본의 식당에서는 오토오시라는 개념이 있어서 식사 이외의 기본찬, 자릿세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오토오시를 보고 이 식당의 레벨(?)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한국처럼 기본 반찬이 당연한 문화는 아니라 오토오시가 앙증맞게 느껴졌다. 이 곳도 오토오시가 있고 비싸지는 않았다. 일본에서 먹는 첫 끼, 기대했던 징기스칸은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더 맛있었다. 고기가 구워지는 속도가 빨라서 순식간에 4인분을 먹고 나왔다.
배부르게 식사를 한 후 스스키노 시내를 둘러봤는데 축제 기간인지 길거리 곳곳에서 많은 퍼레이드와 같은 공연이 있었는데 일본 느낌이 물씬 나면서 이제야 일본에 온 느낌이 났다. 불금의 밤을 즐기는 사람들과 거리를 구경하며 다시 숙소로 향했다.
이렇게 삿포로의 첫 날이 지나갔다. 삿포로 3박 4일 여행을 간다면 최대한 첫날 일찍 출발해서 조금이라도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후 한 시대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서 하루가 없어진 느낌이랄까. 내일은 아침 일찍 오타루에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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