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삿포로 여행 일정의 둘째 날은 오타루 근교 여행, 셋째 날은 비에이 투어를 하기로 했다. 어느 도시에 가던 일일투어를 여행 일정 초반에 넣지만 일요일에 투어를 하는 것이 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셋째 날로 정했다. 둘째 날 오타루 여행 후기는 아래 포스팅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4.08.16 - [2024 삿포로] - 오타루 여행 - 삿포로에서 오타루 가는법, 산도리아 자판기, 당일치기 추천코스
투어 업체 선정 기준, 투어 일정
솔직히 비에이 버스투어에서 들르는 곳은 업체마다 거의 비슷한데 내가 흰그림자 투어를 선택한 이유는 아침 미팅 장소가 스스키노였기 때문이다. 스스키노 중심에 위치한 머큐어 삿포로에 묵었기 때문에 미팅 장소와 아주 가까워서 아침에 조금 더 여유 있게 나올 수 있다. 만약 삿포로역 근처나 오도리역 근처가 숙소라면 다른 투어 업체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업체마다 공통적으로 들르는 곳 이외에 흰그림자투어는 세븐스타 나무, 탁신관과 자작나무 숲길이 포함되어 있다. 아래는 흰그림자투어 홈페이지에 있는 투어 일정인데 순서나 체류 시간은 가이드가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일정을 마친 후 삿포로 시내로 돌아오면 삿포로역, 오도리공원, 스스키노 중 원하는 곳에서 하차할 수 있는데 같이 갔던 일행들은 대부분 스스키노에서 하차했다.
8시 30분 스스키노 집합 -> 휴게소 -> 팜도미타 -> 세븐스타나무 -> 점심 (비에이역) -> 탁신관 및 자작나무 숲길 -> 사계채의 언덕 -> 흰수염폭포 -> 청의 호수 -> 휴게소 -> 삿포로 시내 (삿포로역/오도리공원/스스키노 중)
점심을 새우튀김 덮밥으로 유명한 준페이 식당 안에서 꼭 먹고 싶다면 준페이 자동예약 확정이 되는 상품을 골라야 하는데 우리는 굳이 준페이를 먹지 않아도 상관없었기 때문에 예약 확정이 없는 상품을 선택했다.
집합 후 휴게소 이동, 팜도미타
후기를 봤을 때 늦게 가면 일행과 떨어져 앉을 수 있다고 봤기에 출발 시간 20분 정도 전에 집결지에 도착했다. 버스가 총 세 대 기다리고 있었고 도착하면 버스 근처에서 직원분이 이름을 확인하고 어떤 버스를 타라고 안내를 해주는데 이후 또 버스 안에서 담당 가이드가 다시 출석 체크를 한다. 우리 버스는 출발 시간보다 좀 늦게 온 일행이 있어서 가장 늦게 출발했다.
내가 일일 가이드 투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가이드 설명을 들으면서 이동을 하면 도시와 그 나라에 관련한 흥미로운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기 때문인데 이번에도 가이드분 얘기를 듣다 보니 이동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삿포로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휴게소를 들르는데 이미 앞서 출발한 두 대의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과 겹쳐서 그런지 음료수 하나 사는데 긴 줄을 서야 했다. 어차피 투어를 하면서 무엇인가를 사 먹을 기회는 많이 때문에 이곳에서 꼭 먹을 것을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첫 번째 투어 장소로 도착한 곳은 팜도미타인데 라벤더 시즌이 지나서 만개한 라벤더밭을 볼 수는 없었지만 빨간색, 노란색의 꽃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을 찍고 서둘러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까지 이동했다.
인증샷으로 많이 본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라벤더맛과 홋카이도 지방에서 유명한 유바리 멜론맛을 반반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다. 라벤더 아이스크림맛은 호불호가 갈린다는데 나는 생각보다 인위적인 맛이 아니라 맛있게 먹었다. 역시 일본에서 먹은 아이스크림은 실패한 게 없다.
팜도미타를 나오면 유바리 멜론 및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있다. 이곳에서 드디어 진짜 유바리 멜론을 맛볼 수 있었는데 가격이 무려 800엔, 양에 비해 사악한 가격인데 한 통은 너무 비싸니 이렇게 맛보고 가야겠다. 멜론의 맛은 달고 오이나 참외맛이 덜 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이드분이 조각 피자를 추천해 주셨지만 바로 점심을 먹는 일정이고 시간이 없었기에 아쉬움을 달래며 버스로 돌아갔다.
비에이역에서 준페이 도시락 점심
준페이 식당 예약이 포함된 투어는 아니지만 점심시간 이전에 버스에서 준페이 도시락에 대한 수요 조사를 한다. 신청을 하면 역 앞에 있는 휴게소 같은 곳에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물론 준페이를 먹지 않고 다른 식당을 찾아갈 수도 있지만 일요일이라 문을 닫을 수 있고 따로 찾아보는 것도 번거로울 것 같아서 대부분의 일행을 따라 도시락을 신청했다.
준페이 도시락은 맛있었지만 식당에서 먹었으면 새우가 좀 더 바삭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배를 채운 후 남은 시간은 근처에 있는 카페를 검색해서 갔는데 조용하고 커피가 나쁘지 않았다. 햇살이 뜨거워서 동네를 좀 더 돌아보지 못하고 비에이역 바로 주변만 볼 수 있었지만 정말 조용한 시골 기차역 주변 마을을 방문한 느낌이었다.
세븐스타 나무, 탁신관
세븐스타 나무는 도로변에 있기 때문에 안전 요원들이 수시로 차조심을 외친다.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종일 목을 혹사시키는 안전요원들 덕분에 차를 주의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본다. 세븐스타 나무와 그 뒤로 펼쳐지는 푸른 들판을 좀 더 맑은 날씨에 봤으면 더욱 예뻤을 것 같다.
탁신관은 일본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가 만든 갤러리인데 홋카이도 사계절의 풍경을 멋진 사진들로 전시해 놓은 곳이다. 멋진 사진에 반해 홋카이도로 여행 오는 유럽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특히 겨울의 홋카이도 풍경이 아름다울 것 같다.
탁신관 옆에는 자작나무 숲길이 있는데 이곳에서 가이드님이 사진을 여러 장 찍어주셨다. 여름이라 모기가 많아서 자작나무 숲을 여유 있게 감상하는 것이 나에게는 조금 무리였다. 숲에 들어가면 모기들이 너무 달려들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자마자 서둘러 숲을 빠져나왔다. 세븐스타나무나 탁신관은 가볼 만했지만 필수 코스는 아닌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일정을 들르지 않고 다른 곳에서의 체류 시간을 조금 더 길게 가져도 괜찮았을 것 같다.
사계채의 언덕
사계채의 언덕은 팜도미타와 비슷하게 형형색색의 꽃들이 멋진 풍경을 이루는 곳인데 팜도미타보다 넓기 때문에 걸어서 모두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팜도미타 내를 한 바퀴 도는 트랙터를 탔는데 사진을 찍는 스팟에서 한 번 내려주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웠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거나 다리가 아프다면 트랙터 타는 것을 추천한다.
청의 호수, 흰 수염 폭포
묘한 청록빛이 나는 청의 호수는 물 위로 솟아오른 나무들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맥의 배경화면으로도 쓰였다는 이곳은 계절이나 구름, 바람 등에 따라 다양한 색을 띤다고 한다. 호수가 생각보다 엄청 크지 않아서 금방 둘러볼 수 있었다.
흰 수염폭포도 청의 호수와 같이 색이 독특한데 에메랄드 색처럼 보인다. 이름처럼 흰 수염과 같은 가느다란 물줄기가 시원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런 곳에 발을 담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리 위에서 폭포를 감상했다.
투어를 마치며
투어가 끝나고 두 시간가량을 달려서 다시 삿포로로 돌아왔을 때는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정말 알차게 여러 곳을 다녀온 투어였지만 팜도미타나 사계채의 언덕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버스를 타고 편하게 이동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고 오히려 편안했다. 모든 일정에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곳이 많았고 여름 홋카이도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온 것 같다. 겨울에 오게 되면 또다시 투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이드로부터 맛집 및 쇼핑 정보를 많이 받아볼 수 있는 점이 좋았는데 일정 초반에 비에이 투어를 간다면 좀 더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위에 투어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비에이 버스투어 후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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