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적인 가오슝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4박 5일 일정 중에 근교 도시인 타이난을 1박 2일로 방문할지, 당일치기로 방문할지 결정하는 것이었다. 가오슝 여행을 하면 버스 투어로 타이난 당일치기 여행을 많이 하는데 1박 2일 일정을 잡은 후기와 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가오슝 여행

 

가오슝 +  타이난 4박 5일 일정

Day 1. 가오슝 밤 도착, 리우허(류허) 야시장

김포공항에서 타이거에어를 타고 가오슝에 도착하니 10시 반이 넘은 늦은 밤이었다. 다행히 가오슝 공항과 시내까지 30분 정도의 거리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타고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 숙소가 리우허 야시장과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에 가는 길에 야시장을 들러서 구경하면서 간단히 대만식 핫도그를 사먹었다. 핫도그가 우리가 흔하게 먹는 빵이 아니라 찹쌀로 만들어져서 독특했는데 약간의 향신료 맛이 나고 겉에 쌓여 있는 얇은 껍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류허 야시장

 

참고로 리우허 야시장은 밤늦게 새벽까지도 운영하는데 우리가 도착한 평일 밤 12시 정도의 시간에는 일부 상점은 닫았고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너무 복잡하지 않아서 좋았다. 아마 주말에는 더 늦은 시간까지 붐볐을 것 같다. 12월이라 대만에서 열대과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유일하게 석가를 팔고 있는데 베트남에서 먹어봤기 때문에 굳이 사 먹지 않았다.

 

Day 2. 불광산 불타기념관, 세븐팃핫팟, 영국영사관

둘째 날은 아침 일찍 흥륭거에서 조식을 먹고 불광산 불타기념관으로 향했다. 흥룡거 후기와 불타기념관 가는 방법에 대한 포스팅은 추후 할 예정이다. 불타기념관과 그 주변 관광으로 약 3시간 정도 있었는데 불타기념관 내 채식 레스토랑이 만석이라 점심을 그곳에서 먹지 못하고 가오슝 시내의 세븐틴핫팟에서 훠궈를 먹었다. 오후 3시 정도의 애매한 시간이라 인터넷으로 당일 예약이 가능했다. 

 

불광산 불타기념관

 

영국영사관은 입장료를 받는데 영사관 내부는 솔직히 정말 볼 것이 없고 언덕을 올라가서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경치를 즐기며 차를 여유롭게 마실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따로 포스팅하려고 한다.

 

Day 3. 타이난 이동, 치메이 박물관, 안핑지구 관광,  발마사지, 우성야시장

셋째날은 타이난으로 이동해서 일단 타이난역 바로 앞에 위치한 숙소에 짐을 맡긴 후 치메이 박물관으로 향했다. 사실 가오슝에서 타이난으로 올라오는 길에 치메이 박물관이 있어서 들렀다가 가는 것이 동선상으로 좋지만 급행열차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완행열차를 타야 하고 캐리어를 가지고 박물관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먼저 타이난에서 짐을 맡긴 후 이동하기로 했다. 가오슝에서 타이난까지 급행열차를 타면 약 30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치메이 박물관

 

치메이 박물관은 좋은 후기가 많이 보여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유럽의 미술관을 많이 다녀봐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규모가 너무 크지 않아서 2시간 내로 돌아보기 좋았고 날씨는 다소 흐렸지만 박물관 주변의 공원을 산책하기 좋아서 복잡한 시내를 떠나 유럽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좋은 장소였다.

 

안핑지구는 안평고성, tree house 등의 관광지가 있지만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 상점이 많이 있는 안평노가를 구경하고 새우과자를 시식하는 재미가 있지만 금방 둘러볼 수 있다. 이 곳의 "A-Cai beef soup"라는 식당에서 점심으로 우육탕을 먹기 위해 찾아갔는데 줄이 어마어마했다. 줄에 비해서 대기 라인은 빨리 빠지는 편이었는데 우육탕과 같이 먹을 볶음밥을 잘못 시켜서 고기 덮밥 같은 요리를 받은 해프닝이 있었다. 볶음밥을 먹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생각지도 못한 메뉴를 시도한 것 치고는 맛이 나쁘지 않아서 나름 황당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우육탕은 소고기가 실하게 들어 있고 나름 익숙한 맛으로 맛있게 먹었고 공심채는 아쉬운 맛이었다.

 

타이난 우육탕

 

안핑지구 Tree house에 들어가자 마치 나무가 집을 삼켜버린듯한 느낌이었는데 나무의 생명력이 무서울 정도였다. 약간 흐린 날씨에 이곳에 들어오니 약간 스산한 느낌이 들었고 나무가 다소 징그러웠지만 카페가 있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Anping tree house

 

발마사지는 타이난 시내에서 받았는데 50분에 700타이완 달러였고 개인적으로 아파서 압을 낮춰달라고 두 번 정도 요청해서 받고 나니 나쁘지 않았다. 이번 대만 여행에서는 이곳에서만 발마사지를 한 번 받아서 다른 곳과는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평균 가격대로 무난하게 받은 것 같다.

 

https://maps.app.goo.gl/uRmqs5yzpGYfpvHSA

 

箱根養生館/台南按摩請先預約 · No. 195號, Section 2, Zhongyi Rd, West Central District, Tainan City, 대만 700

★★★★★ · 마사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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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에는 리우허 야시장, 루이펑 야시장 등이 있다면 타이난에는 우성 야시장, 화원 야시장이 있는데 운영하는 요일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그 날 운영하는 우성야시장으로 향했다. 솔직히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개인적으로는 리우허 야시장보다 우성야시장이 규모가 더 크고 먹을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타이난 우성야시장

 

Day 4. 타이난 공자묘, 히야시 백화점, 가오슝 이동, 보얼예술특구, 드림몰

4일 차에는 오전에 타이난의 공자묘를 들렀다. 날씨가 굉장히 좋았고 주말이라 그런지 거리 퍼레이드도 있어서 주위가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타이난 공자묘

 

타이난에서 유명한 맛집인 도소월은 오전 11시 오픈이었는데 11시 3분에 도착하자 거의 마지막으로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다. 오픈런하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빨리 가서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도소월에서 유명한 단짜이멘보다 튀긴 두부요리가 맛있었다. 단짜이멘은 양이 정말 작은데 현지 사람들은 아침 식사로 단짜이멘과 음료 하나를 주문해서 간단하게 먹고 가는 것처럼 보였다. 아침이라 그런지 단짜이멘은 바로 나오는 반면 따로 시킨 요리들은 늦게 나와서 마치 코스 요리를 먹는 것 같았다.

 

타이난 도소월

 

하야시 백화점은 생각보다 구경하거나 쇼핑할 것이 많지 않지만 옛날 백화점 느낌이 나서 지나가는 김에 구경할만 하다. 이곳은 타이난 최초의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진 건축물이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서 옥상과 각 층을 구경하면서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

 

타이난에서 가오슝으로 이동 후 체크인을 하고 보얼예술특구로 이동했다. 보얼예술특구로 가는 길에 항구 부두와 산책로가 있는데 이곳에서 오징어게임 2 관련 이벤트가 한창이었다. 원래 러버덕이 있었던 것 같은데 러버덕 대신에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주말이라 오징어게임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https://maps.app.goo.gl/K3n7CETByMRv1LbWA

 

Glory Pier · No. 31號, Haibian Rd, Lingya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2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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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 오징어게임2 홍보 이벤트

 

보얼예술특구쪽에도 야시장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들렀던 리우허 야시장, 우성야시장에 비해 대부분 젊은 층이 손님이었고 힙한 분위기라 그런지 우리나라의 연남동이나 성수동의 느낌이 났다. 대만 MZ들이 많이 보였고 공연도 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생각보다 산책하기도 좋고 부두와 함께 풍경도 좋아서 해 질 무렵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보얼예술특구

 

보얼예술특구 이후에는 드림몰로 이동했는데 솔직히 날이 더워서 갈 곳이 없거나 쇼핑을 할 것이 아니라면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옥상에 있는 관람차만 기념샷으로 담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드림몰 관람차

 

Day 5. 치진섬, 한국 귀국

마지막 날은 구산 페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치진섬을 구경했다. 치진섬에 가니 마치 제주도 근처 우도에 온 느낌이 들었는데 전동차를 빌려서 섬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고 왔다. 시간이 촉박해서 2시간 정도 구경하고 서둘러 섬을 나온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치진섬이 패리를 타고 가기 쉽고 일몰도 아름답다고하니 가오슝에서 여유가 있다면 좀 더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치진섬

 

마치며 - 타이난 당일치기 vs. 1박 2일

우리처럼 가오슝과 타이난을 처음 방문하고 4박 5일 일정으로 간다면, 타이난 1박 2일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타이난을 둘러보는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3박 4일이라면 굳이 1박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 타이난 1박 2일을 중간에 하게 될 경우 숙소를 자주 옮겨서 불편한 점이 있고 이동으로 인해 나름 타이트한 일정이기 때문에 여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가오슝에 숙소를 두고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이 일정은 주로 빡빡한 일정으로 여행을 다니는 우리 부부 기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참고해서 다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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