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는 저렴한 물가와 함께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 태국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5박 6일 동안 먹어보고 싶었던 대부분의 태국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다. 그중 맛있게 먹었던 몇 가지 음식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올드타운 블루누들 vs. 뭄 알로이 - 고기국수
치앙마이 고기국수로는 아마도 블루누들이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닐까 싶다. 여행 가기 전 후기에는 블루누들이 맛이 없다는 평이 있어서 뭄 알로이라는 다른 고기국숫집도 가봤는데 결론적으로 뭄 알로이가 더 맛있었다. 일단 뭄 알로이의 국물 간이 더 적당했고 블루누들은 너무 알려진 탓에 웨이팅이 길다. 방문하는 사람들을 보면 블루누들은 관광객 위주, 뭄알로이는 로컬 식당 분위기로 현지 사람들도 좀 보였다. 블루누들은 오전 9시에 문을 여는데 8시 50분 정도에 도착했을 때도 대기 줄이 꽤 있었다. 9시 정각에 문을 열지 않고 약 10분 정도 지나서 문을 열었는데 마지막 테이블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국수라 회전율은 빠르겠지만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매장도 훨씬 작다) 뭄 알로이가 좀 더 나을 것 같다. 두 집 모두 면발을 고를 수가 있는데 면의 종류에 따라 느껴지는 맛이나 식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같이 갔다면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태국 사람들은 적게 자주 먹어서 그런지 이런 음식점을 가보면 양이 아쉽다가도 막상 먹고 나면 과하게 배부르지 않고 나름 든든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https://maps.app.goo.gl/VNxw1uH6RxQRsbUa8
올드타운 로띠 빠 데 - 버터 로띠, 누텔라 바나나 로띠
태국에서 흔한 길거리 음식인 로띠에도 미슐랭이 있다고 하니 궁금해서 산책할 겸 오픈 시간인 오후 6시 전에 구글 지도를 보고 찾아간 로띠 빠 데. 그런데 이상하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은 있는데 로띠 파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역시 부지런한 한국인들이었고 우리도 엉거주춤 그 옆에 서게 됐다. 6시가 훨씬 지나서야 저 멀리서 노점과 재료들을 실은 리어카가 오기 시작한다. 아마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포기하고 갔을 텐데 결국 끝까지 기다려서 음식을 받기까지 기다린 시간이 1시간이 넘은 것 같다. 그냥 봐도 포스가 느껴지는 주인 할머니가 여유롭게 세팅을 하고 로띠를 굽기 시작한다. 주문은 순서(번호)가 쓰여있는 종이에 메뉴를 체크한 후 번호를 기억했다가 음식이 준비되면 받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기다릴 줄 알았으면 주문할 때 조금 더 주문할걸, 2개만 주문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우리는 버터 로띠와 누텔라 바나나 로띠(계란도 포함)를 시켰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버터 로띠가 더 맛있었다. 재료가 버터 이외에 들어가지 않아서 크기가 너무 작은 것이 흠이지만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좀 더 내 취향이었다.
바로 받아서 주위에 있는 간이 의자에 앉아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 로띠, 이 곳에서 한 번 맛본 것으로 만족했다.
https://maps.app.goo.gl/4SZQtswAB7EMcUsD9
싼티탐 쏨땀우돈 - 쏨땀과 돼지고기, 닭고기 구이
태국 음식 중에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바로 쏨땀이라고 할 것이다. 새콤달콤, 아삭한 맛이 식욕을 돌게 만들고 찰밥과 참 잘 어울린다. 우리 동네에 쏨땀우돈이라는 태국 음식점이 있는데 아마도 주인장이 이곳을 다녀온 후 가게를 차린 것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올드타운이나 님만해민과 같은 관광지 중심에 위치한 음식점이 아니라 확실히 관광객보다 현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쏨땀 종류가 정말 다양했는데 우리는 파파야와 옥수수 쏨땀, 돼지고기구이, 닭허벅지살과 닭다리를 주문했다. 주문서 종이에 쓰여있는 메뉴 개수가 어마어마해서 사진과 비교하느라 메뉴 선정에 시간이 좀 걸렸다. 셀프바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신선한 야채를 가져와서 먹을 수 있고 수저도 셀프이다. 따로 주문한 쌀밥은 생각보다 찰기가 적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리뷰를 보면 밥 대신 면을 선택해서 먹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역시 진리의 기본 파파야 쏨땀이 가장 맛있었고 돼지고기구이도 맛있었다. 현지인들이 주로 닭날개 부분을 먹고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도 날개를 주문할걸 그랬나 보다. 살이 조금 퍽퍽했고 물리는 느낌이다. 쏨땀우돈은 매장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넓다. 야외에 거대한 천막을 친듯한 매장이라 그런지 탁 트여서 좋은 반면 파리가 달려드는 것이 단점이다. 사실 야시장에서 사 먹었던 쏨땀도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이곳의 쏨땀이 정말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다양한 종류의 쏨땀과 사이드 메뉴를 먹을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다.
https://maps.app.goo.gl/LRrActND9kM1zXcE6
님만해민 코이 치킨라이스 - 닭고기 덮밥
님만해민에 위치한 코이 치킨라이스는 미슐랭의 명성으로 나름 기대하고 간 곳인데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아니지만 숙소가 가까우면 가볼 만한 곳인 것 같다. 우리는 입구에서 Mix로 주문하고 2층에 앉았는데 음식을 받고 나니 닭이 약간 차가워져 있어서 아쉬웠다. Mix는 육수에 삶은 닭과 튀긴 닭이 반반씩 나오는데 큰 사이즈로 시켜도 양이 적게 느껴지니 큰 사이즈를 추천한다. 함께 나온 국은 깔끔했고 셀프바에 소스가 있어서 닭을 찍어먹을 수 있다. 특이하게 밥에 간이 되어 있어서 치킨과 먹는 밥이 정말 맛있었다. 조금 차가워져서 그런지 육수에 삶은 닭보다는 역시 치킨은 튀겨야 제맛이라는 생각을 했다.
https://maps.app.goo.gl/mV6LwVGfFLyzsdtp7
님만해민 흐언므언짜이 (Huen Muan Jai) - 타이 북부 음식
이곳은 마지막 날에 먹은 흐언므언짜이, 태국 북부 요리 전문점이다. 특히 Northern Tai appetizer라고 여러 종류의 음식이 샘플러로 나오는 메뉴가 가장 궁금했고 카오소이만 파는 전문점을 가지 못한 아쉬움에 여기서 카오소이를 주문했다. 쿠킹 클래스에서 카오소이를 직접 만드는 체험도 한지라 음식점에서 파는 카오소이가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결론적으로 카오소이라는 메뉴 자체가 내 입맛에 아주 맛있지는 않은 것 같다. 반면에 궁금했던 플래터는 대만족이었다. 특히 각종 야채와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가 맛있었고 초록색 소스 (남프릭눔)가 특히 맛있었다. 좀 짜긴 하지만 밥이 생각나는 소스였고 마지막에 이 집을 오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좀 더 고픈 상태로 가지 못한 점이 아쉬움이랄까.
이곳은 님만해민 쇼핑몰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고 시골집 느낌으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아기자기하고 야외에서 식사하는 분위기가 나서 좋았고 식당에서 만든 과자 등을 따로 판매하고 있었다.
https://maps.app.goo.gl/rcdPzFoYo12nxu84A
마치며
어쩌다 보니 미슐랭 식당을 많이 가게 됐는데 역시나 미슐랭이라고 기대를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이 외에도 올드타운 코코넛쉘에서 먹은 똠양꿍도 맛있었고 사실 태국 음식은 어딜 가나 큰 실패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나이트 사파리 투어 후 시간이 늦어져서 마야몰에 위치한 하이디라오를 갔었는데 그간 먹었던 음식과 비교해 가성비가 너무 떨어져서 만족도가 낮았다. 심지어 홍탕은 한국에서 먹었던 것보다 너무 마라 맛이 강해서 부담스러운 맛이었다. 여권을 제시하면 조금 할인을 해주긴 하는데 한국보다는 저렴하지만 태국에서는 굳이 하이디라오는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마트에서 사 온 팟타이 소스와 똠양꿍 소스로 태국 음식이 그리워질 때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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