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몰디브로 불린다는 푸꾸옥으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가 선택한 중부에 있는 풀만 리조트(Pullman)는 공항과 가깝고 중부 야시장(즈엉동, 소나시),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킹콩마트와 가까운 편이다. 중부에 머무른다면 추천할만한 풀만 리조트 3박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무료 셔틀버스, 체크인 시간, 룸 업그레이드
공항 픽업/드랍 이용, 체크인 시간
풀만리조트를 예약하면 이메일로 공항 픽업, 드랍을 신청할 수 있는 구글 폼을 전달해 준다.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서 픽업을 예약했고 비엣젯을 타고 이른 아침에 도착한 후 공항 앞에서 풀만 리조트 피켓을 든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약 15분 정도 달려서 리조트 도착 후 체크인을 했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오후 3시이지만 오전 10시 30분 정도에 방이 준비됐다. 우리는 슈페리어룸에서 디럭스 오션뷰로 룸 업그레이드가 됐다.
체크아웃 후 공항에 갈 때도 무료 셔틀을 이용해서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다. 푸꾸옥 공항은 작고 체크인 창구가 열리기 전에는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공간도 없기 때문에 전혀 서둘러서 갈 필요가 없다. 비행기가 연착될 수 있으니 운항 스케줄에 변경이 생겼는지 확인 후 출발하면 대기 시간을 조금 줄일 수 있겠다.
소나시 야시장, 즈엉동 야시장 셔틀
공항 셔틀 이외에도 소나시 야시장과 즈엉동 야시장 방향 downtown으로 가는 셔틀도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즈엉동 야시장으로 가는 줄 알고 탔는데 실제로 내려준 곳은 킹콩마트에서 걸어서 7분정도 떨어진 시내 한복판이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차피 킹콩마트에 들러야 했기 때문에 당황하긴 했어도 차라리 잘됐다 생각했지만 다른 일행들도 이곳에 내려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즈엉동 야시장으로 간다면 타기 전에 기사님에게 구글 지도를 보여주면서 내리는 위치를 정확히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호텔 조식 및 식당 (솔트 앤 페퍼), 망고빙수
풀만리조트 조식이 훌륭하다는 후기가 있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그래도 망고도 있고 전반적으로 괜찮았는데 개인적으로 쌀국수와 여러 종류의 요거트가 맛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남아 과일은 망고스틴과 잭프루트인데 아쉽게도 비싼 과일이라 그런지 호텔 조식에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과일들은 야시장에서 사먹었는데, 즈엉동 야시장에서 잭프루트는 3만동, 소나시 야시장에서 망고스틴은 kg에 9만동이었다.
풀만에서 망고 빙수도 유명한데 어쩌다 보니 한 번 밖에 사 먹지 못했다. 신라호텔 망고 빙수 가격을 생각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인데 작은 사이즈 기준으로 망고가 1개 정도 들어가 있다. 망고빙수는 1층 로비의 bar에서 판매하고 레귤러 사이즈 15만동, 라지 사이즈 25만동이다. 아코르 플러스 멤버십이 있으면 50% 할인돼서 우리는 레귤러 사이즈 7만5천동, 약 4천원 정도에 망고빙수를 먹을 수 있었다.
조식 망고도 그렇고 이번 푸꾸옥에서 먹은 망고는 달기만 한 망고가 아니라 새콤한 맛도 있는 망고였다.
솔트앤페퍼 점심, 비치클럽 해피아워
조식을 제공하는 솔트앤페퍼 식당에서 늦은 점심도 먹었는데 분짜와 피자라는 다소 난해한 조합의 음식을 시켰지만 맛있게 먹었다. 특히 분짜의 고기에서 불맛이 제대로 나서 만족했다.
우리가 갔을 때 비치 클럽에서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해피아워로 1+1 음료 행사를 하고 있었다. 분위기도 가격도 괜찮은데 생각보다 비치클럽에 사람이 너무 없어서 마치 우리가 전세를 낸 것처럼 조용한 분위기에서 맥주를 즐길 수 있었다.
프라이빗 비치(feat. Sea worm), 리조트 운영 프로그램
풀만 리조트에는 프라이빗 비치가 있는데 수영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런데 해변에 발을 담그면서 충격적인 것을 보게 되었다. 물에 이상한 생물체가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Sea worm... 바다 벌레라니. 생전 처음 보는 거대 굼벵이(?) 같은 비주얼인데 해변 앞 안내판에 이 생물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는데 비주얼을 본 후로는 그 뒤로 바다에 발도 담그지 않았다. 바다 수영을 하고 싶은 사람은 이 Sea worm의 존재를 생각하고 가길 바란다. 그리고 풀만 리조트 바다는 맑고 깨끗한 바다와는 거리가 좀 멀어서 바다 수영에 적합한 곳은 아니다. 남부에 혼똔섬 케이블카를 탔을 때 본 바다 색은 파랗고 투명했는데 푸꾸옥 지역마다 많이 다른가보다.
리조트 운영 프로그램은 요가, 명상, kids 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원래 듣고 싶었던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대신 3일 차 아침 7시에 해변 명상 수업이 있어서 전 날 밤에 로비에 전화 예약을 하고 갔는데 막상 아침에 해변에 도착하고 나니 수업이 없다고 한다. 해변에는 물품 관리하는 직원 한 명만 있고 아무도 없었는데 그 직원분도 영어를 못해서 수업이 취소된 것인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가 없었다. 조식을 먹고 들어온 후 방에 전화가 와서 뒤늦게 연락을 받았는데 우리가 너무 전날 예약해서 취소가 된 것인지 1분 늦게 가서 취소가 된 것인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만약 리조트 프로그램을 예약했다면 가기 전에 로비에서 진행 여부를 다시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매드카우 석식
매드카우는 리조트 9층에 위치한 식당이다. 때맞춰 가면 라이브 공연도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공연은 하지 않았고 분위기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지만 식사 시간 내내 싸우는 한국인 커플 근처에 앉게 된 점이 아쉬웠다.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언성을 높이는 한국인 부부와 떨어진 곳으로 다시 자리를 안내받았어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들이 싸우는 소리를 배경 음악처럼 들으면서 음식을 다 먹어버렸다.
다른 테이블의 싸움과는 별개로 음식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아코르 플러스 50% 할인을 적용해서 햄버거, 스테이크, 샐러드를 총 6만원대에 먹었는데 고기 질도 나쁘지 않고 깔끔해서 리조트를 이용한다면 한 번쯤 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체크인 시 받았던 웰컴음료 쿠폰을 이곳에서도 쓸 수 있는데 우리는 레드 와인을 마셨다.
선셋 맛집 풀만 리조트
리조트에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선셋이 정말 예뻤다는 점이다. 해가 질 무렵부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한참 감상했는데 하늘에 바다가 비치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에 넋을 놓고 구경했던 것 같다. 다음 날에 프라이빗 비치에서 감상한 일몰도 역시 아름다웠다.
풀만 리조트가 5성급 호텔 중 지금까지 갔던 휴양지 호텔 중에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성비 좋고 무난한 곳이었다. 오션뷰에 룸 컨디션도 괜찮은 편이었는데 다만 욕조가 없는 방인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푸꾸옥에 간다면 꼭 샤워필터를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샤워필터가 순식간에 짙은 갈색으로 변한 것을 보고 지난번에 갔던 치앙마이보다 오히려 더 수질이 좋지 않은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다녀온 후로 계속 몸이 가렵다.) 만약에 푸꾸옥에 다시 간다면 북부나 남부 리조트에 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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