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서 기차를 타고 포르투 상벤투역에 도착했다. 상벤투역 근처는 공사 중이었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차역에서 나온 후 15분 정도 캐리어를 끌고 예약한 에어비앤비로 이동했다. 리스본과 비교했을 때 도시의 첫인상은 확실히 좀 더 작은 도시 느낌이었다. 저녁에 도착한 우리는 에어비앤비에서 쉬다가 다음 날 아침 브런치를 먹으러 나섰다. 상벤투역 내부도 그렇고 도시 곳곳에서 파란 타일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날씨 좋은 날 아줄레주의 파란 도시에서 아침을 맞으니 전날 비 오는 날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갔을 때와는 훨씬 상쾌한 느낌이다. 

파란타일 건물들

브런치를 먹은 곳은 'Do Norte Café by Hungry Biker' 라는 곳인데 가게 내부가 넓고 엔틱 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으로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처럼 보였다. 서울에 있는 카페에 온 것 같은 느낌도 조금 들었는데 주문했던 메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양이 많지 않았다. 사람이 많아서 서빙이 느리긴 했지만 쾌적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잘 마치고 나왔다.

 

브런치 세트

볼량시장 둘러보기

볼량시장 꿀팁은 아침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재래시장이든 아침에 가야 시장의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적어도 점심때까지는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아침과 분위기가 완전 달라진다. 아침을 먹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파는 음식을 사 먹었을 것이다. 샌드위치, 과일, 와인, 정어리 등 많은 먹거리들을 팔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흥미로워할만한 예쁜 패키지의 정어리들을 시식해보고 살 수 있다. 볼량 시장 끝쪽에는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들도 있어서 냄비 받침대를 샀는데 다른 곳보다 조금 싼 가격이었다. 보통 포르투 길거리에서 파는 기념품은 디자인이나 퀄리티가 비슷비슷한데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독특한 디자인을 살 생각이 아니면 볼량시장에서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길거리 곳곳에 예쁜 기념품 샵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에 가져가고 싶은 꽃들

렐루서점, 포르투의 핫 플레이스, 사진 꿀팁

렐루서점은 포르투를 찾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명소 중의 하나일 것이다. 어렸을 때 해리포터 신간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면서 재밌게 읽었던 열혈 독자로서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감을 준 이 서점의 방문이 기대됐었다. 그런데 지나가다가 본 렐루서점 앞은 정말 인산인해였다. 놀랍게도 이 곳은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현장 예매는 할 수 없고 인터넷으로 오후 2시 30분 입장 예약을 했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느라 예약 시간에 딱 맞춰 들어가기는 힘들었다. 입장권은 인당 5유로로 책을 구매하면 입장권 가격인 5유로를 할인해준다고 한다. 우리는 두 명이라 책 한 권을 사서 10유로를 할인받을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책 한 권당 5유로씩 할인이었다. 영문책도 있고 어린 왕자, 동물농장 등 유명한 소설들도 많았고 가격은 보통 15.9유로 정도 했다. 디자인이 예쁜 책으로 하나 구매할까 하다가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살포시 내려놓았다. 

렐루 서점의 포토스팟

렐루서점의 포토스팟인 저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여러 사람과 함께 나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꿀팁은 입장 후 조금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는 것이다. 같은 예약시간대 사람들과 입장했을 때 모두 저곳에서 사진 찍기 바빠서 기다려야 하는데 1층에서 책을 구경하다 보면 사람들이 생각보다 빨리 줄어든다. 그때 비교적 여유롭게 사진 찍는 것을 추천한다. 

 

포르투 여행의 하이라이트, 일몰 보기

포르투 여행을 갔다와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해가 질 때의 풍경이다. 어두워질 때까지 해가 지는 풍경을 넋을 잃고 계속 바라보게 된다. 포르투 일몰 명소인 모루정원으로 먼저 향했다. 일몰 시간이 다가오자 모루정원 잔디 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앉기 시작한다. 우리는 다소 늦게 도착해서 잔디에 자리잡지 못하고 담장 근처에 서서 일몰을 기다린다. 근처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도 있어서 배경음악으로 귀도 즐겁다.

 

포르투 명물(?) 노을지는 풍경

여기서 일몰 명소 꿀팁은 모루정원을 고집하지 말고 수도원으로 올라가서 노을을 보는 것이다. 포르투에 여러 날 머무른다면 두 곳을 모두 가보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수도원 올라가는 길에 걸터 앉아서 노을을 보는 것이 잔디에 앉아서 구경하는 것보다 쾌적하고 멋있었다. 좀 더 어두워지면 도시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하는데 전철 불빛과 가로등 불빛이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마트에서 간단하게 맥주를 사서 수도원 올라가는 길에 걸터앉아서 바라본 풍경이 인상적이다.

 

어두워지니 더 멋진 도시 풍경

루이스 다리를 건너 모루정원과 반대 방향에 위치한 다리 밑의 히베이라 광장(Cais da Ribeira)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바라보는 수도원 쪽의 모습도 정말 멋있었다. 도루강을 따라 광장 근처에는 식당이 많았고 운치있게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근처에 있는 에그타르트 집으로 내일 아침을 먹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강 근처 산책을 마쳤다. 포르투는 전반적으로 리스본보다 조금 더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작은 도시여도 마트도 은근히 많았고 아름답다고 유명한 맥도날드 매장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이런저런 구경으로 하루 꽉 차게 돌아다닌 후 내일은 포르투에서 유명한 포트와인 양조장을 방문하기로 한다. 테일러 양조장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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