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날, 포르투로 가는 기차는 오후 3시 30분이라 최대한 남은 시간을 알차게 리스본에서 즐겨 보기로 한다. 전 날 24시간 교통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오늘 9시 이전까지 교통권을 사용할 수 있었다. Daily ticket으로 알차게 리스본을 돌아다닌 후기는 아래 포스팅에 적어 놓았다.

 

2023.09.03 - [2023 유럽여행] - 28번 트램 타고 리스본 둘러보기 - 추천 경로, 점심 맛집

 

28번 트램 타고 리스본 둘러보기 - 추천 경로, 점심 맛집

오늘은 리스본 두 번째 날이다. 첫 번째 날은 숙소 근처를 둘러보고 저녁에 타임 아웃 마켓을 다녀왔다. 첫째 날 후기는 아래 포스팅에서 볼 수 있다. 2023.08.20 - [2023 유럽여행] - 리스본 숙소 Hola L

travelerc.tistory.com

 

 세뇨라 두 몬테(Senhora do Monte) 전망대

숙소에 들어온 첫날, 숙소 관리인이 추천해 준 전망대 중에 "Miradouro da Senhora do Monte"라는 전망대가 있었다. 이미 전 날 무려 세 개의 전망대를 둘러봤지만 이 도시의 마지막 아침을 상쾌하게 전망대 풍경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어제 갔던 문디알 호텔 앞 트램 기점에는 8시 이전이고 평일이라 그런지 전날에 비해 사람이 적었다. 여유롭게 앉아서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세뇨라 두 몬테 전망대 근처에 도착했다. 월요일 아침 일찍 전망대를 찾는 관광객들은 별로 없는지 우리 이외에는 사람이 없어서 어제 갔던 전망대들과는 느낌이 정말 달랐다. 조용하게 새소리를 들으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아침에 오길 잘한 것 같다.

 

세뇨라 두 몬테 전망대

 

산타 주스타(Santa Justa) 엘리베이터 

이후 트램을 타고 내려와서 간 곳은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근처였다. 줄이 길다고 악명이 높은 곳이라 근처에서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줄을 서 있는 사람이 웬일인지 정말 적었다. 오픈을 한 건지 의아해하면서 얼떨결에 엘리베이터 오른편으로 줄을 섰고 금방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24시간 교통 티켓으로 이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는데 어제 산 교통권으로 오늘 아침에 트램과 함께 알차게 사용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도시 한복판에 있는 120년 된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철골로 된 전망대에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다. 사실 그렇게 높지 않고 올라가는 시간도 짧지만 세월의 흔적이 깊은 엘리베이터 내부를 구경하면서 리스본의 명물을 타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었다.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더라도 근처 카르모 수녀원을 통해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수녀원을 통해서 가는 길은 친절한 한국 블로거들이 자세하게 써놓은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전망대 구경을 마치고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갔던 사람들 대부분이 어느새 사진을 찍다가 뿔뿔이 흩어졌는데 걸어 내려오는 길이 너무 헷갈렸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오며 조금 헤매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올 수 있었다. 구글 지도와 핸드폰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리스본 에두아르두 Eduardo 7세 공원

다음으로 향한 곳은 에두아르두 7세 공원이다. 전 날 쇼핑 거리를 둘러봤을 때 초입까지만 가봤는데 이번에는 공원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이곳은 포르투갈을 방문한 영국의 에드워드 7 세 에게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경사가 조금 있어서 다리가 아팠는데 위에 올라왔더니 초록 정원이 멋지게 펼쳐져 있었다. 특별한 볼거리보다는 산책하기 좋은 잘 꾸며진 공원이었다. 이제 포르투로 넘어가기 전 리스본에서의 마지막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위에서 보니 정원이 정말 넓다.

 

리스본 문어 맛집 El-Rei Dom Frango

문어밥은 이미 먹었으니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통문어를 먹어보기로 한다. 우리가 찾은 곳은 호시우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El-Rei Dom Frango라는 레스토랑인데 입구 근처의 오픈 주방과 붙어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점심 먹기 약간 이른 시간이라 우리가 들어온 이후부터 손님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오픈 주방에서 조리 과정을 볼 수 있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고 서버 아저씨도 친절했다. 통문어구이와 정어리 구이를 시켰는데 와인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문어가 어쩜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는지 정어리도 괜찮았지만 문어가 베스트였다. 주의할 점은 이 집도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리스본 레스토랑을 가기 전에는 꼭 현금을 준비하자.

아침 일찍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포르투로 이동할 시간이 다가왔다. 리스본과는 아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포르투 여행은 다음 포스팅에 계속할 예정이다.

반응형

오늘은 리스본 두 번째 날이다. 첫 번째 날은 숙소 근처를 둘러보고 저녁에 타임 아웃 마켓을 다녀왔다. 첫째 날 후기는 아래 포스팅에서 볼 수 있다.

2023.08.20 - [2023 유럽여행] - 리스본 숙소 Hola Lisbon Suites 리뷰, 우마 해물밥, 에그타르트, 타임아웃 마켓

 

리스본 숙소 Hola Lisbon Suites 리뷰, 우마 해물밥, 에그타르트, 타임아웃 마켓

아침 일찍 호카곶에 들렀다가 점심 무렵 신트라에서 한 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리스본 호시우(Rossio) 역에 도착했다. 호카곶 후기는 아래 포스팅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3.08.15 - [2023 유럽여행] -

travelerc.tistory.com

 

Daily 티켓 구매하기

우리는 아침 일찍 숙소 근처 지하철역 내에 있는 티켓 자판기에서 대중교통 daily 이용권으로 비바 비아젬 티켓을 충전하기로 했다.

아래와 같이 역사 내에 있는 자판기에서 Bus/Metro daily ticket을 선택 후 구매하면 된다.

Daily ticket 구매하기

 

28번 트램 타는 곳, 종점에서 여행 시작하기

문디알 호텔 (Hotel Mundial) 앞에 28번 트램 기점이 있다. 이곳에서 트램을 타야 앉아서 여유롭게 구경을 하면서 갈 수 있다. 우리는 아침 일찍 티켓을 사서 9시에 트램을 탔다. Daily 티켓은 태깅 한 시점부터 24시간 유효하다. 문디알 호텔 근처 정류장에는 벌써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는데 이후로도 사람들이 많이 타서 양 옆으로 탁 트인 풍경을 보긴 어려웠다. 그래도 좁은 언덕길을 트램을 타고 달리면서 사람 구경, 도시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새 종점에서 내리게 됐다. 종점에서 걸어서 우리가 맨 처음 간 곳은 Estrela 공원 (Jardim da Estrela)이다. 

이 곳에서 내린 후 구경 시작

Estrela 공원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여느 유럽의 공원처럼 평화로웠고 산책을 하는 현지인들과 작은 벼룩시장을 구경할 수 있었다.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와서 바로 맞은편에 있는 Estrela 성당으로 향했다. 

에스트렐라 공원 벼룩시장

성당을 잠깐 구경한 후 우리는 또 트램을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서 들른 곳은 리스본의 또 다른 에그타르트 맛집 'Manteigaria'이다. 어제 먹은 파브리카다나타 에그타르트에 비해 얼마나 맛이 있을지 한껏 기대하면서 들른 곳이다. 포르투갈에 왔으니 1일 1 에그타르트는 필수다. 

https://goo.gl/maps/Q5gkqJu3syWTqcWb8

 

Manteigaria · Rua do Loreto 2, 1200-108 Lisboa, 포르투갈

★★★★★ · 패스트리 판매점

www.google.com

두 번째 에그타르트 맛집

이 곳은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없고 이렇게 커피와 함께 서서 먹고 갈 수 있다. 사실 어제 처음 먹었을 때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에그타르트는 맛있었었다. 우리 옆에 서 있던 한국인 커플도 커피와 에그타르트를 빠르게 먹고 나갔다. 이후 시내를 구경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베르트랑 서점도 들러보았다. 기네스북에 오른 상징적인 곳이지만 포르투에 있는 렐루 서점처럼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다. 

 

서점 근처에 있는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둘러보고 쿠토 치약 등 기념품을 사들고 가다가 구글 평점이 높은 에그타르트집을 발견해서 또 홀린 듯이 들어가본다. Costro 라는 집이었는데 이 곳의 에그타르트는 내 입맛에는 너무 달아서 하나만 먹어 보길 잘 한 것 같다.

 

 

다시 트램을 타고 어제 갔던 타임아웃 마켓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Praça do Comércio 라는 광장 근처에 가서 바다를 구경한 후 리스본 대 성당을 거쳐 전망대로 향했다.

 

리스본 전망대 - 산타루치아, 포르타스 두 솔,  그라사 전망대

 

리스본에는 여러 전망대가 있는데 우리가 오늘 들른 곳은 산타루치아,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이다.

https://goo.gl/maps/6jcLDtn8qiLiubPP9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 Largo Portas do Sol, 1100-411 Lisboa, 포르투갈

★★★★★ · 명승지

www.google.com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에서는 바다와 함께 붉은 지붕 건물들이 잘 어우러져 사진 찍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주위에서는 공연도 하고 있었고 조용히 전망을 즐기기에는 조금 번잡한 느낌이 들지만 충분히 와볼 만한 곳이었다. 산타루치아 전망대는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를 가기 전에 들렀는데 두 전망대가 아주 가깝고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라도루 다 그라사 전망대는 이 두 전망대와는 조금 떨어져 있다. 8분 정도 언덕을 걸어 올라가면 그라사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그라사 전망대는 교회 옆에 위치해 있는데 전망대 자체는 작은 편이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사람들과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사람이 없는 한적한 시간에 오면 조금 더 좋을 것 같다. 그라사 전망대가 좀 더 높은 곳에 있어서 풍경을 내려다보긴 좋지만 사진으로 비교해 보니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멀지 않으니 기왕이면 세 전망대를 다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리스본 점심 맛집, 우육면

리스본에서 해물밥이나 유럽 음식 말고 간단한 점심을 먹기에 괜찮은 중국 음식점이 있었다. 우육면과 두부튀김을 먹었는데 맵기 단계를 선택할 수 있다. 간만에 얼큰한 국물을 먹으니 오전에 열심히 먹었던 에그타르트의 단맛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다. 

 

https://goo.gl/maps/ViXK45WRUBCL7fFi9

 

Panda Cantina · Rua da Prata 252, 1100-052 Lisboa, 포르투갈

★★★★★ · 중국 음식점

www.google.com

 

벨렘지구 - 벨렘탑, 에그타르트, LX Factory

늦은 점심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번에는 벨렘지구로 향한다. 벨렘지구는 리스본 시내와 다소 떨어져 있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이 곳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에 인파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겨우 버스를 타고 벨렘지구에서 내린 후 조금 걷다 보니 공원 너머로 벨렘탑이 보인다. 벨렘탑 앞에는 버스킹을 구경하는 사람들과 탑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줄을 설 엄두는 안 나고 주위에서 잠깐 앉아서 구경하기로 한다. 그늘에서 잠시 여유를 가지고 풍경을 구경하다가 개인적으로 벨렘지구의 하이라이트라고 기대한 에그타르트를 먹으러 갔다.

 

벨렘탑

 

포르투갈에서 1일 1 에그타르트를 하면서 이 곳의 에그타르트가 역시 최고구나 느낀 이유는 페스츄리의 바삭함과 맛, 당도 등 모든 면에서 훌륭했기 때문이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주위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손에는 거의 이 집의 에그타르트가 들려 있었다. 마치 놀이공원 매표소와 같은 곳에서 주문을 하면 바로 따뜻한 에그타르트를 받아볼 수 있다.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함께 에그타르트를 먹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도 그곳에 앉아 에그타르트를 맛보았다. 스타벅스 주문이 너무 밀려서 오래 기다렸지만 자리를 잡을 수 있어 여유롭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https://goo.gl/maps/tL14PorAygpaf3LS6

 

파스테이스 드 벨렝 · R. de Belém 84 92, 1300-085 Lisboa, 포르투갈

★★★★★ · 패스트리 판매점

www.google.com

오늘 세 번째 에그타르트, 대망의 베스트

오늘 세번째로 먹은 에그타르트였지만 물릴 만도 한데 계피 가루를 뿌려서 참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리스본에서의 에그타르트 맛집 투어를 마무리하고 제로니무스 수도원 근처로 향했다. 수도원 입장 줄이 너무 길어서 외관 구경만 했는데 일정이 여유 있었다면 내부에 들어가 봤을 것이다. 수도원을 뒤로하고 항구를 따라 걷다 보면 MAAT라는 박물관이 나오는데 그곳을 거쳐 버스를 타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LX Factory이다.

 

https://goo.gl/maps/Ru7qAjqufYo4g22R7

 

LX Factory · R. Rodrigues de Faria 103, 1300-501 Lisboa, 포르투갈

★★★★★ · 아트 센터

www.google.com

이 곳은 벼룩시장, 식당 등이 모여 있는 복합 문화공간인데 약간 베를린 감성도 나면서 힙한 곳을 찾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분위기이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상점들이 많고 거리나 음식점 안에서 하는 공연도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트램을 시작으로 리스본에서의 하루가 저물었다. 내일은 포르투로 떠나는 일정이기 때문에 저녁에는 체력을 비축하기로 하고 숙소로 향했다. 남은 리스본 여행과 포르투 여행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 계속될 예정이다.

반응형

아침 일찍 호카곶에 들렀다가 점심 무렵 신트라에서 한 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리스본 호시우(Rossio) 역에 도착했다. 호카곶 후기는 아래 포스팅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3.08.15 - [2023 유럽여행] - 신트라 시내에서 버스 타고 호카곶(Cabo da Roca) 가는 방법

 

신트라 시내에서 버스 타고 호카곶(Cabo da Roca) 가는 방법

호카곶은 유라시아 대륙의 최서단, 세상의 끝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막상 신트라에서 리스본으로 바로 출발할지, 들렀다 갈지 고민이 많았던 곳이다. 제주도와 비슷하다는 후기도 보였고 버스

travelerc.tistory.com

 

리스본 숙소 Hola Lisbon Suites

리스본에서 우리가 3일 동안 묵을 숙소는 Hola Lisbon Suites 다. 호시우역에서 걸어서 7분 정도의 거리라 정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캐리어를 끌고 걸어가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그 이유는 리스본에 도착하자마자 금방 마주할 수 있는 무지막지한 언덕길 때문이다. 리스본 여행의 준비물은 뭐니 뭐니 해도 튼튼한 두 다리와 무릎 관절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하루 이만 보 이상 걸어 다녔기 때문에 다리에 피로가 쌓여 언덕이 유독 힘들게 느껴졌다. 이렇게 언덕이 많은 도시라 트램이 발달했나 보다.

 

https://goo.gl/maps/9jqrPFN6TQB5dNTWA

 

Hola Lisbon Suites · R. de Santo António da Glória 18, 1250-217 Lisboa, 포르투갈

★★★★★ · 게스트 하우스

www.google.com

 

여행 중에 급하게 리스본 숙소를 예약했는데 부활절 연휴 기간 즈음이었던 여행 기간에 이곳이 그나마 위치가 좋은 숙소 중에 조금 저렴한 곳이었다. 구글 지도를 보고 도착한 숙소는 외관상 전혀 숙박 시설이라고 느껴지지 않았고 일반 가정집과 구분하기 힘들었다. 일단 공동현관 벨을 눌렀더니 누군가가 안에서 문을 열어줬는지 문이 열렸다. 하지만 숙소가 어디인지 헤매다가 맨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는데 건물에 사는 주민이 나와서 물어봤더니 숙소에 대해서 모른다고 했다. 3~4층 남짓의 같은 건물에 사는데 1층이 숙박업소인 줄 모르다니 나중에 생각하니 조금 신기하긴 했다. 남편이 숙소에 연락을 해보니 관리인이 우리가 조금 일찍 올 줄 모르고 따로 안내를 해 주지 않았던 모양이다. 결론적으로 숙소는 1층이었고 문 옆에 아주 조그맣게 숙소 이름이 스티커로 붙여져 있던 것을 나중에 발견했다. 이 숙소를 예약하게 된다면 꼭 미리 도착 시간을 알려줘서 우리처럼 문 앞에서 헤매지 말자. 관리인과 연락이 되어 숙소에 들어갔는데 젊은 여자분이었고 굉장히 친절했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형식으로 공용 부엌이 있고 방이 4개 정도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일반 가정집을 숙소로 만들어 놓은 형태여서 부엌에서 다른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 방은 화장실이 안에 따로 있었지만 공용 화장실을 쓰는 방도 있었다. 만약에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면 나쁘지 않지만 소리에 민감하거나 private 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이 숙소는 추천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부엌도 넓어서 음식을 사와서 먹기도 좋고 깔끔하며 위치도 관광지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만족했다. 

 

리스본 유명 레스토랑 우마 (Uma) 해물밥

숙소에서 체크인할 때 관리인 여자분에게 식당을 몇 개 추천받으면서 우마 레스토랑을 아냐고 물어봤다. 역시나 관광객들에게만 유명한 식당인지 처음 들어보는 식당이라고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시작 전부터 한국인들에게 너무 유명해서 가보고 싶었으니 가보기로 했다. 사실 외국에서 식당을 갔을 때 한국인들이 대부분인 곳보다는 현지인들이 가는 진짜 맛집을 가고 싶었지만 체크인을 하느라 식당 break time에 걸려서 선택의 폭이 정말 좁았다. 우마 레스토랑은 break time이 없다. 심지어 식당 근처를 갔더니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까지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해물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고 같은 식당임을 알 수 있었다. 단체 손님과 소규모 손님들을 구분해서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깔끔하게 옷을 차려 입고 대기 줄을 안내해 주신 할아버지는 누가 봐도 레스토랑 사장님의 포스를 내뿜고 있었다. 기다리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서 조금 대화해 봤는데 식당에 대한 자부심이 어마어마해 보였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 레스토랑의 매출에 큰 공헌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갔을 때는 생각보다는 서양인들도 많이 보였다. 주로 한국인이나 아시아인들 위주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 말로는 스페인 사람들도 많이 온다고 한다. 줄을 서는 시간은 30분이 조금 걸리지 않아 예상보다는 길지 않았지만 식당에 들어간 후 앉아서 주문 후 걸리는 시간이 꽤 길었다. 아무래도 해물과 함께 생쌀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식당은 옆 테이블과 간격이 굉장히 좁고 테이블이 많아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해물밥의 비주얼은 역시나 별로였지만 배고픈 우리는 흡입하듯 뚝딱 해치웠다. 음료 두 잔, 해물밥 2인분은 35~40유로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많이 알려진 곳인만큼 맛도 무난하니 실패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참고해서 가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현찰만 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서 생각난 팁은 리스본에서 생각보다 현금 쓸 일이 많기 때문에 현금을 넉넉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점이다. 우마 레스토랑뿐만이 아니라 다른 레스토랑에서도 은근히 현금만 받는 곳들이 있었다. 

해물밥 비주얼은 마치 집에서 대충 끓인 찌개와 비슷해 보인다.

 

리스본 에그타르트 파브리카다나타 (Fábrica da Nata)

숙소와 가까운 곳에 에그타르트 맛집이 있었다. 해물밥 못지않게 포르투갈에서 기대한 에그타르트이다. 예전에 마카오 여행에서 먹었던 에그타르트가 이곳의 에그타르트를 흉내 냈던 것 같은데 당최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6개짜리 세트를 사서 갓 나왔는지 뜨거운 에그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물었는데 눈이 번쩍 떠지는 맛이었다. 페스트리가 정말 바삭하고 계란의 비릿한 맛이 전혀 없는 훌륭한 맛이었다. 아마 이곳이 포르투갈에서의 첫 에그타르트 맛집이라 좀 더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이후에 다른 곳에서 먹었었던 에그타르트도 물론 맛있었지만 처음 먹었을 때의 "우와" 하는 느낌은 확실히 덜했다. 미리 얘기하자면 나의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1등은 벨렘 지구에 있는 Pastéis de Belém 에그타르트이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유래된 레시피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하는데 역시 원조는 다르구나 느꼈던 곳이었다.

에그타르트 장인들이 포르투갈에 얼마나 많을까

 

트램 타고 타임아웃(Time Out Market Lisboa) 마켓 가기

날이 어두워지면서 트램을 타고 유명한 타임아웃 마켓을 가보기로 한다. 리스본은 정말 트램이 필수인 도시이다. 트램 없이 걸어서만 관광지를 다닌다면 다리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 트램이 지나다니는 리스본 거리를 걷다 보니 새삼스럽게 내가 여행을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트램도 다 똑같이 생기지 않고 개성이 있어서 사진 찍을 맛이 난다.

리스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트램

참고로 내가 타임아웃 마켓을 갔던 날은 토요일이었고 그곳에서 무엇을 먹기에는 너무 붐비고 정신이 없어서 빨리 사진만 찍고 나왔다. 주말에 타임아웃 마켓을 간다면 혼잡한 시간대를 피하거나 평일에 가야 그나마 자리를 잡고 맥주라도 한 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후 바르셀로나 일정에서 보케리아 마켓에 가면 되니까 이곳은 짧은 구경으로 만족하고 근처 항구에서 산책을 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바르셀로나에서 보케리아 마켓은 가지 못했다.) 

 

작은 시골 감성의 신트라에서 리스본으로 넘어오니 대도시에 온 느낌이 든다. 트램과 언덕이 반겨준 리스본에서의 첫날이 저물어갔다. 내일은 Daily ticket으로 비바 비아젬 교통 카드를 충전해서 좀 더 도시 곳곳을 다녀보기로 한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