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르투에서의 메인이벤트는 양조장 방문이다. 포르투는 생각보다 작은 도시라 유명한 곳을 돌아보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이 도시는 느긋하게 도시 자체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즐기며 쉬어가는 느낌으로 지내기 좋다. 다른 유럽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이런 도시의 분위기 때문에 이곳에서 한달살이를 많이 하나 보다. 전 날에 비해 조금 느긋한 일정으로 돌아보기로 한 우리는 일단 welcome center로 향했다. 나는 에코백을 좋아하는데 마침 어떤 블로그에서 포르투 시내의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면 공식 에코백을 살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오늘의 첫 목적지를 정했다.
포르투 공식 에코백 구매하는 곳
상벤투역 근처에 welcom center가 위치해 있다. 구글에 "Loja Interativa Porto Welcome Center"라고 치면 상벤투역 근처의 welcome center를 찾을 수 있다. 이 곳에 들어가면 티셔츠 등 기념품들이 몇 가지 전시되어 있는데 막상 에코백은 보이지 않는다. 에코백은 직원에게 직접 말해야 꺼내준다. 창구 직원이 처음에 에코백 발음을 못 알아 들어서 혹시 판매하지 않나 했는데 다행히 곧 알아듣고 에코백을 꺼내줬다. 가격도 5유로 이하로 엄청 저렴했고 (3유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에코백이 아닌 공식 에코백을 사서 기분이 좋았다. 에코백 자체의 품질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재질이 너무 얇아서 가방 자체는 큰데 무거운 것을 넣고 다니면 손잡이가 끊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흡족했던 에코백 쇼핑을 마치고 전망이 잘 보이는 곳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이 에코백을 보면서 가끔 포르투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테일러 양조장을 가기 전 간단하게 히베이라(Ribeira) 광장 근처에 있는 에그타르트집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NATA SWEET NATA에서 먹은 에그타르트는 솔직히 리스본에서 먹었던 것에 비해 감흥이 많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피 가루를 듬뿍 뿌려서 커피와 함께 야무지게 먹었다. 히베이라 광장에서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넘어갔는데 강 주변의 풍경이 야경 못지않게 정말 평화롭고 좋았다. 강가를 따라서 버스킹 공연도 많이 하고 있었고 기념품을 파는 매대도 많아서 구경거리가 많았다. 이 곳에서 학생들이 했던 신나는 악기 연주 버스킹 공연이 아직도 기억에 난다. 기념품은 이미 에코백도 샀고 친구에게 줄 자석만 하나 구매했다.
테일러 양조장 와이너리 투어
드디어 테일러 양조장이 가까워져 온다. 그런데 은근히 경사가 있는 길을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날씨가 좀 더워서 조금 힘들었다. 메인 거리를 벗어나 한적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양조장 출입구가 나온다. 우리가 갔을 때 다른 한국인 커플들도 보였는데 전반적으로 붐비지는 않았다. 입장료는 인당 20유로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한국어가 지원돼서 좋은데 처음에는 열심히 듣다가 나중에는 대충 듣고 넘기면서 구경했다.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훨씬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양조장 안에는 정말 많은 오크통들이 쌓여 있다. 이 통 하나에 얼마나 많은 와인이 들어있을까. 분명 오디오 가이드에 나왔을텐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크통이 쌓인 곳을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포토존이 있는데 천정에 붙어 있는 카메라로 촬영을 한 후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사진을 보낼 수 있다.
와이너리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시음이다. 어느덧 실내 구경을 마치고 야외로 나왔는데 정원이 보이고 시음할 수 있는 곳이 마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같이 꾸며져 있었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제공되는 포트 와인 두 잔 이외에 추가 와인이나 각종 안주류를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와인을 살 수 있는 상점도 붙어 있다. 정원을 바라보며 와인 두 잔을 마시는데 특이하게 이곳에는 공작새가 살고 있었다. 공작새가 야외 테이블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광경이 신기했다.
두 가지 와인을 줬는데 빨간 포트 와인이 더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높은 도수임에도 불구하고 달아서 홀짝 홀짝 계속 마시게 된다. 알코올에 약한 우리 부부는 이만큼의 와인에 선글라스로 가리기 힘들 정도로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한 동안 돌아다녔다. 포트와인은 맛은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와인 스타일은 아니라 미니어처 와인만 다른 브랜드로 사가기로 한다. 참고로 포트투에는 테일러 말고도 그레이엄(Graham), 다우(Dow), 샌더먼(Sandeman) 등 다른 유명한 양조장들이 있다. 나는 이후 볼량 시장 근처 Pingo doce에서 그레이엄 와인 미니어처를 샀다. 언젠가 다시 포르투를 오게 된다면 다른 양조장 투어도 해보고 싶다.
와이너리 투어 이후에 Mercado Beira-Rio라는 곳에 들러 파스타를 먹었다. 푸드코트가 보여 있는 건물인데 후식으로 과일도 저렴한 가격에 사먹을 수 있다. 사실 과일을 사서 손질해서 먹는 것이 좀 귀찮은데 이렇게 컵과일을 여행하는 도중 발견하면 반갑고 간편하게 먹기에 참 좋다. 파스타는 간이 좀 셌지만 이탈리아 여행 갔을 때가 떠오르는 맛이었다.
포르투 마지막 밤, 야경을 눈에 더 담아 가기 위해 어제 갔던 수도원쪽으로 이동했다. 포르투 일몰 명소에 대한 포스팅은 아래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3.09.15 - [2023 유럽여행] - 포르투 볼량시장, 렐루서점, 일몰 명소 꿀팁
이제 벌써 여행의 막바지로 내일은 바르셀로나로 이동할 예정이다. 어제처럼 멋진 야경을 구경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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